개 아들, 사람 아들

 

전남 해남의 지금도 살아있는 실제 진돗개 윤바우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조선 최고의 문학가이자 가장 오랜 세월을 유배지에서 보낸 선비로 유명한 고산 윤선도의 유적지인 녹우당 근처에서 팔순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자식 없이 한 마리의 개를 자식 삼아 살고 있었습니다.

집이 가난하여 할아버지가 가끔 산에서 나무를 해와 먹고 살았는데 할머니는 백내장으로 눈이 보이질 않았습니다.  이 할아버지 할머니는 자식이 모두 한양으로 떠나고 함께 사는 사람이 없었으므로 그 개를 자식 삼아 사랑을 다해서 키웠는데 친자식 같은 마음 때문인지 이름까지도 할아버지의 성을 따서 윤바우라 지었습니다.

키운지 5년이 되는 어느 날, 할아버지가 노환으로 돌아 가셨습니다.

그 집의 형편을 잘 아는 마을 사람들이 돈을 모아 장례를 치루었습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지 며칠 후 그 집의 개가 한 집으로 자기 밥그릇을 물고 들어섰는데 마침 아주머니가 부엌에서 일하던 중이었나 봅니다.

그 개가 밥그릇을 마당 한 가운데 놓더니 멀찌감치 뒤로 떨어져 엎드려서 가만히 밥그릇만 쳐다보고 있더랍니다.

그 아주머니는 그 개가 주인을 잃었으므로 밥을 제때 못 얻어먹어서 그런가 보다 하며 불쌍한 나머지 밥을 퍼주었는데 개가 밥이 담긴 밥그릇을 물고선 자기집으로 가더랍니다.
아주머니는 자기집으로 갖고가서 밥을 먹겠구나 생각하고 하던 부엌일을 정리하고 장에 갔다올 일이 있어 준비하고 나가는데 장으로 가는 길에 그 혼자되신 맹인 할머니집이 있어 생각이 나서 낮은 시골담 너머로 할머니가 어찌하고 계신가 걱정이 되어 들여다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아주머니는 더 이상 가던 길을 가지 못하고 그 할머니의 집안을 계속 바라보고만 있어야 했습니다.

할머니가 마루에 걸터앉아 있는데 개가 아침에 자기가 준 밥이 담긴 밥그릇을 안 먹은채로 마루에 올려놓고선 눈이 안 보이는 할머니의 소맷자락을 물고 손을 밥에 다가가게 해서 밥을 먹으라는 시늉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할머니는 개의 뜻을 알아차리고는 밥그릇에 손을 가져가 그 밥의 절반을 먹고선 나머진 개에게 미뤄줬는데 그때서야 개가 자기 밥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마침 지나가던 사람들이 다 이 광경을 말없이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에 소문이 마을 전체에 퍼졌습니다.
다음날 그 개는 어제 갔던 집이 아닌 다른 집으로 밥을 타러 왔습니다.
개도 인정을 아는지 같은 집을 또 들르지 않았던 걸까요.

그 집 주인 역시 그 개를 아는지라 깨끗한 새 그릇을 준비해서 거기에 밥과 반찬을 고루 넣어서 주었는데 역시 그 개는 그것을 물고자기 집으로 가서 할머니에게 주고 할머니가 남은 것을 미뤄주면 그때서 자기가 먹었습니다.
실로 5년을 키운 개가 20년을 키운 사람자식보다 나아 보이지 않습니까?
어느 자식이 눈도 안 보이는 홀노모를 위해 동냥질까지 하겠습니까?

잔잔한 감동을 주는 글이라 퍼왔습니다.  이래도 개들을 잡수실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