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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 은 말 씀

 

 

하이테크 비즈니스와 영어

 

◆ 'I am sorry'와 'I feel so terrible'

미국 비즈니스에서 요구되는 당당함과 자신감이라는 태도를 한국인 특유의 겸양과 비교하는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미국에 와서 처음 직장에 다닐 때 이야기입니다. 저는 어서 빨리 이곳 비즈니스 문화에 적응해야겠다는 생각에, 동료 직원들에게 가급적 자세를 낮추며 배우려는 태도를 가지려고 애썼습니다.

그런데, 제게 호감을 표시하며 이러저러한 도움을 주던 스티브란 친구가 제 손을 끌고 회사 베란다로 나갔습니다. 그러면서 대뜸더 이상 'I am sorry'라는 말을 하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회사 생활을 할 때 'I am sorry'라고 말하면 관련된 일에서 모든 잘못이 나에게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말이며, 또 자주 'I am sorry'라는 말을 반복하면 변변치 못한 직원으로 낙인 찍히게 된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스티브는 정 기분을 표시하고 싶다면 “I feel so terrible”라고 말하라고 조언했습니다. 한국말로 굳이 표현하자면기분 참 참담하군요.” 정도가 될까요? 이 말은 '좋지 못한 결과가 생겨서 참으로 기분이 좋지 않지만, 내 잘못인지는 모르겠다'는 의미가 된다고 했습니다.

그 이후 미국 사람들이 이런 경우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유심히 살폈습니다. 그랬더니 실제로 그들은 그렇게 했습니다. 한 직원은 자신이 맡고 있던 총 500만 달러짜리 프로젝트가 무산되었는데도 “I feel so terrible"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사람이라면 자기 잘못이 아니라고 해도, ”모두 제가 잘못해서 이런 결과가 생긴 것 같습니다라는 정도로 말하고, 또 주변 사람은, ”뭐 또 다음 기회가 있겠지. 어찌 자네 때문에 이런 결과가 생겼겠나라고 말하고 넘어갈 듯한데도 말입니다.

만약 그 직원에게 누군가가그래도 네가 맡은 프로젝트인데, 어떻게 그렇게 결과에 대해 당당할 수 있느냐고 추궁했다면 어떠했을까요? 제 생각에 그는나는 그 프로젝트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바를 다 했다. 무산된 것은 내 책임이 아니다. 하지만, 기분이 좋지는 않다라고 대답했을 것 같습니다. 그 기분을 한마디로 표현한 것이 “I feel so terrible"이었습니다.

◆'I need your help'

한국에서 온 한 직원은 초창기에 영어 때문에 무척 고생을 했습니다. 회의석상에서 회의 내용을 따라가지 못해 제가 대신 이야기해 주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회의석상에서 미국 간부가 대뜸 “Why did you answer my question? I want him to answer"라고 저를 쏘아붙였습니다.

이 직원은 무척 당황한 얼굴로 고개를 숙이고는 ”I am sorry...."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얼굴에는 실망감(사실은 비웃음에 가까운)이 역력했고, 어떤 직원은 회의 석상을 떠나버렸습니다. 회의가 끝난 후 저는 그에게 이렇게 조언했습니다.

1. 한국에서 높은 사람에게나 나이 든 사람에게 하듯 고개를 숙이는 것을 절대로 금할 것.
2. 인사를 할 때나 말을 할 때 항상 상대방의 눈을 쳐다보고 말할 것.
3. 누구나 장단점이 있다는 점을 명심할 것.
4. 자신이 갖고 있는 핸디캡(=영어)을 의식하지 말고, 그보다는 자신의 장점을 잘 드러나는 영역에서 사람들을 사귀어나갈 것.

다음 번 회의에서 그 직원은 아예 이렇게 말하고 회의를 시작했습니다.
 “My English has some problem. As you know well, I am not a native speaker. However, if you speak slowly, I can understand. I will try to overcome this problem as soon as possible. For the time being, I need your help."
정면에서 눈을 쳐다보며, ”I need you help."하는데 뭐라고 할 사람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한 직원은 “I believe you can do that"이라며 악수까지 청했습니다.

뻔뻔할 정도의 당당함

미국 비즈니스에서는 한국식의 겸양보다는, 약간 뻔뻔스러울 정도의 당당함이 더 통합니다. 미국 비즈니스에 경험이 많지 않다는 점을 의식해서 위축되기보다는, 오히려따지고 보면 너나 나나 다를 게 뭐 있겠냐?”는 식으로 당당하게 임하면, 오히려 그런 사람들을 더 인정해줍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예를 더 들어보겠습니다. 한국에서 중소벤처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이 미국의 대기업을 방문해서 인사말을 하게 되었다고 합시다. 한국에서라면 아래와 같은 요지로 말하는 것이 더 좋겠죠.

제가 참 변변치 못한 회사를 하나 운영하는데, 이렇게 큰 기업에서 인사를 여쭙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부디 한 말씀 가르쳐준다고 생각하시고, 많은 지도 편달을 바랍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이상의 요지로 말을 했다가는 상대방이 이해를 못합니다. 다음과 같은 요지로 말해야 웃으면서 환영합니다.
나는 한국에서 벤처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비록 갓 시작한 회사이지만, 주변 기업들로부터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정부로부터도 우수벤처라고 지정되었다. 귀사와 같은 경륜 있는 회사와 좋은 비즈니스 관계를 발전시켜 서로 그 이익을 나눌 수 있는 관계가 되길 바란다. 최선을 다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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