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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스갯 소리

 

 

[미국 대통령들의 유우머 (8)]

 

Jimmy Carter 편

 

       썰렁한 조오크 밖에 못하던 카아터가 진짜로 웃긴 건 폴란드 방문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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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39대 대통령 Jimmy Carter 하면, 가지런한 이를 드러내면서 환하게 웃는 모습이 연상될 것이다. 그래서 그는 조오크를 잘 할 것 같지만, 미국 대통령 중 가장 유우머 감각이 없는 사람의 하나로 꼽힌다. 카아터는 해군사관학교를 나온 군인이었다. 그것도 핵물리학을 공부하고 핵잠수함에 근무한 딱딱한 장교였다. 그는 장성까지는 진급하지 못하고 7년 만에 대위로 제대했다. 고향에서 땅콩 농장을 하던 아버지가 별세했기 때문에 가업을 이어받기 위해 전역을 자원했던 것이다.

 

   카아터는 땅콩농장으로 돈을 벌어 조지아 주의회 상원의원이 되고, 다음엔 주지사가 되고, 그리고 대통령에 출마하여 당선된다. 미국 독립200주년이 되는 1976년의 일이었다. 그러나 카아터 행정부는 국내정책은 물론 외교정책에서도 미숙함을 드러내 결국 4년 후 로날드 레이건 공화당후보에게 선거인 득표수 489 49라는 창피한 표차로 참패했다. 카아터는 퇴임 후 집 없는 사람들에게 집을 지어지는 운동 등을 전개하고, 1994년 북한 핵 위기 때 남북한의 정상회담을 주선하는 등의 노력을 인정받아 노벨 평화상을 받는다. 그래서 대통령이 아닌 시민 카아터가 더 훌륭한 일을 많이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카아터는 죄를 회개하고 다시 태어난 기독교인을 자처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도덕에 엄격했다. 그는 1976년 대선 때 Playboy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I've looked at a lot of women with lust. I've committed adultery in my heart many times. 즉 “나는 (아내 아닌 다른) 많은 여자들을 보고 음심을 품은 적이 있다. 나는 마음 속으로 간통을 여러 번 범했다”라고 공개적으로 회개한 일이 있는데, 이 때문에 솔직하고 정직하다는 인상을 국민들에게 심어주었다. 대선 기간 중 어떤 기자가 카아터에게 만일 그의 딸이 혼외정사를 가진다면 어떻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는 “물론 큰 충격을 받을 것입니다. 내 딸은 겨우 일곱 살이거든요!"라고 대꾸해서 주위 사람들을 웃겼다.

 

   카아터는 나름대로 조오크를 하려고 노력은 했으나 대체로 썰렁했다. 예를 들면, 대선 투표일에 고향에서 투표를 마치고 나오면서 그는 기자들에게 I voted for Walter Mondale and his running mate.(나는 월터 만데일과 그의 러닝 메이트에게 표를 찍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만데일은 부통령 후보이고, 만데일의 러닝 메이트는 물론 카아터 자신이다.

 

   한 노인단체 집회에 초청연사로 가서는 “나는 은퇴하신 여러분들을 존경합니다만, 아직까지는 여러분 대열에 끼고 싶지 않군요라고 썰렁하게 조오크를 해서 노인들의 기분을 망치기도 했다. 1976년 대선 때 배우 워런 비티의 초청을 받고 할리우드 배우들의 파티에 가서는 “유명한 스타들을 만나서 정말 기쁩니다. 그러나 나는 여러분들에 대해서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싶지는 않습니다”라고 썰렁하게 말하고 퇴장했다. 자기들의 지저분한 사생활에 대해서 는 알고 싶지 않다는 뜻으로 받아들였을 배우들의 기분이 어떠했을지 대충 짐작이 간다.  

 

   카아터 대통령의 동생 Billy Carter는 무식하나 재미있는 사람으로 커미디언들의 조오크 대상이 되었었다. 당시 미국 최고의 커미디언이었던 NBC-TV Tonight Show 진행자 Johnny Carson(최근 사망)은 종종 카아터 형제를 놓고 조오크를 했었는데, 팔자의 기억에 남는 것은  Do you know who has the biggest boobs in America? Lillian Carter! (미국에서 가장 큰 유방―바보 아들들―을 가진 여자가 누구인지 압니까? 릴리언 카터입니다!)이다. boob는 여성의 유방도 가리키고 바보 같은 사람도 가리키는 속어다. Lillian Carter는 카터 형제의 어머니다

 

   썰렁한 조오크 밖에 하지 못했던 카아터가 사람들을 되게 웃긴 일이 있다. 그것은 그 자신의 조오크 때문이 아니라 통역의 무식 때문이었다. 그가 1970년대 후반 당시 공산국가였던 폴란드를 방문 중 군중 앞에서 연설을 했다. 그는 연설 도중 I understand your anxiety about democracy.(나는 여러분들의 민주주의 열망을 잘 알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통역이 시원찮았던지 카아터의 말은 엉뚱하게 “나는 여러분들과 섹스하고 싶습니다”라고 폴란드어로 통역이 되어버렸다. 폴란드 사람들은 이 황당한 카아터의 말에 처음엔 놀라고 곧 이어 폭소를 터뜨렸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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