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 이야기

 

쿠웨이트의 실업률

 

부자의 나라, 쿠웨이트에서는 실업률이 높다. 쿠웨이트인들은 게으르며 일을 하지 않아도 정부에서 주는 각종 혜택으로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쿠웨이트는 1970년대에 시작한 오일 붐으로 갑자기 졸부가 되었다. 석유가 가져다 준 부로 인하여 유명한 미국의 격언이 쿠웨이트에서는 반대가 된다. 즉 '당신이 쿠웨이트를 위하여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묻지 말고, 쿠웨이트가 당신을 위하여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물어라'는 식이다.

석유판매가 재정수입의 80%를 차지 하며, 방대한 오일 머니로 고민하는 쿠웨이트 정부는 국민들에게 세금을 한 푼도 징수하지 않음은 물론, 각종 명목을 만들어 부를 나누어 준다. 얼마 전, 노쇠한 쿠웨이트 국왕이 미국 병원에서의 수술 결과가 좋아 국민들에게 인심 좋게 돈을 나누어 주었다. 최근에는 유가가 너무 높게 오랫동안 지속되는 바람에 정부에서는 전 국민들에게 1인당 500불 정도의 보너스를 주었다.

쿠웨이트인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수 많은 혜택을 정부로부터 받는다. 조기결혼을 장려하기 위하여 첫번째 결혼 시 7,000불의 축하금과 또 다른 7,000불을 무이자로 대출 받는다. 1992년 이라크로부터 해방되면서 미혼 여자를 구제한다는 명목으로 두번째 결혼을 할 경우 4,300불을 정부에서 지급한다. 출산장려 정책에 따라 자식이 성장해서 결혼할 때까지 1인당 매월 175불을 정부에서 꼬박꼬박 지급하며, 유치원에서부터 대학교까지의 교육비, 책값은 물론 피복비, 교통비, 식사비 등도 전부 정부에서 지급한다. 해외 유학을 가면, 교육비와 왕복항공료는 물론 매달 2,000불의 용돈도 준다. 주택공급의 책임은 정부에게 있어, 주택난이 발생하면 국민들에게 주택임대수당을 지급하며, 하물며 값싼 전기와 수도료를 장기간 내지 않아도 정부에서 스스로 탕감해 준다.

또한 국민의 건강을 책임져야 하기에 정부에서 운영하는 모든 병원은 대수술을 하더라도 거의 무료에 가깝다. 시내전화요금도 무료이며, 휘발유 가격은 한국의 5분의 1로 고유가가 진행되어도 올리지 않고 있다. 생활 소모품 중 특히 빵, 쌀, 설탕, 밀가루, 고기 등은 정부 보조금으로 구입하여 값싸게 국민에게 공급한다. 노인, 과부, 이혼녀, 불구자들에게는 여러 가지의 사회보장연금으로 사는데 문제가 없도록 한다.


이러한 이유로 가뜩이나 게으르며 비만이 된 쿠웨이트인들은 고민하며 열심히 일하기 보다는 쉽게 사는 것을 택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부모로부터 아무런 세금 없이 재산을 상속받아 힘든 일을 하지 않아도 인생을 즐길 수 있다. 14세 이하의 어린이들이 전체 쿠웨이트 인구의 30%를 차지하지만 이들은 생산이 아니라 소모하는 계층이다. 국가와 도시, 기업과 공장을 실제로 운영하는 층은 전체 인구의 64%를 차지하는 외국인들이다. 중요한 일뿐만 아니라 모든 허드렛 일도 이들이 다하기에 이들이 없으면 국가 시스템은 마비된다. 많은 식당과 상점들은 쿠웨이트인 보다는 이들을 대상으로 장사를 한다. 한창 더운 7월이 오면 쿠웨이트인들의 대부분이 해외여행을 떠나 길거리에는 이들밖에 보이지 않는다.

쿠웨이트의 실업률은 8.2%로 시한폭탄과 같이 매우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매년 만명의 젊은이들이 정부부처에 구직신청을 하나 정부에서는 이들을 위한 직업을 창출할 수가 없다. 그나마 지금의 정부는 비효율성의 극치로 공무원들의 대부분은 차와 잡담으로 업무를 마친다. 2008년이 되면 22만명의 실업자가 발생된다고 재무성에서 발표하였다. 이는 전국민의 3분의1이 실업자가 된다는 의미이며, 향후 심각한 경제, 사회 및 정치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다.

높은 실업률은 많은 문제들을 발생시킨다. 할 일 없는 자들의 대부분은 마약 유혹에 빠지며, 범죄를 유발시킨다. 또한 테러조직에 자원 입대하여 아프칸과 이라크로 가기도 한다. 신문을 보면 이 조그만 나라에서 마약 및 알코올 밀수업자가 수시로 검거되며, 수 많은 강간, 강도, 여자유괴 등의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함을 알 수 있다. 할 일 없는 젊은이들의 초고속 길거리 주행으로 교통사고율은 세계적인 수준이며, 대부분이 줄담배를 피어댄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여 가능한 한 많은 직업을 창출하려고 한다. 쿠웨이트에서 추진되는 사업들은 이익을 내는 타당성 여부도 중요하지만, 쿠웨이트인을 얼마나 많이 고용하느냐가 높은 사업 우선순위에 속한다. 각 사업장에서는 쿠웨이트인을 의무적으로 채용하는 쿠웨이트인화(Kuwaitization) 규정을 지켜야 하나, 쿠웨이트 기업조차 효율이 낮은 쿠웨이트인들의 고용을 꺼린다. 규정에 따라 고용한 쿠웨이트인들에게는 명목상 임금을 주면서 차라리 사업장에 나오지 말기를 원한다. 안 나오는 것이 더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최근, 쿠웨이트는 사상 최대의 막대한 재정흑자에 따라 많은 돈을 각종 인프라와 투자사업에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완성시키는 인력은 대부분 제3국인으로 채워져 외국인들의 유입은 더욱 늘어난다. 외국인 노동자가 전체 노동력의 81%를 차지한다. 쿠웨이트인은 편안하며 대우가 좋은 공공부문에만 주로 종사하며, 민간부문 종사자의 2%만이 쿠웨이트인이다. 쿠웨이트인들이 직접 민간기업의 현장에 뛰어들어 일하겠다는 의지가 없는 한 실업률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쿠웨이트 정부는 아직도 높은 실업률 문제에 대하여 눈을 감고 있다. 경제를 확대하고 활성화시키기 위하여 외국인의 투자를 적극 장려하고, 정부사업을 과감하게 민간화하는 두바이에 비하면 쿠웨이트는 아직 한참이나 뒤쳐져 있다. 그 덕분에 나를 포함한 많은 외국인들이 직업을 갖고 있지만…


(조성환의 쿠웨이트 이야기) (2005.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