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 이야기

 

6월에 색칠해본 쿠웨이트

 

 

 

 

6월의 어느 날, 뿌연 모래 바람이 도시 전체를 감싸버려 마치 갈색 안개가 자욱한 날 같다. 후덥지근한 바람이 거리의 먼지와 비닐봉지를 날린다.

어디를 보아도 푸르름이 사라진 사막색깔의 회색 건물들, 그리고 먼지를 뒤집어 쓴 대추야자 나무뿐이다.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한낮의 거리는 고요하고, 모든 건물 안에는 쉬지 않는 강력한 에어컨의 작동으로 사람들을 몸살에 걸리게 한다.

주위는 숲과는 거리가 먼 황량한 사막뿐, 산소가 적어 항상 머리는 무겁다. 해변으로 나가야만 바다 건너편에서 간간이 불어오는 조금은 신선한 냄새를 맡을 수 있다.

길에 나서면 깨끗한 흰색차림의 부자 아랍인과 가난하며 때묻은 인도인들이 대비를 이루며, 인간의 정을 상실한 곳이다.

와인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없으며, 인스턴트 음식 쓰레기와 양고기 굽는 냄새가 하늘에 퍼진다.

어둠이 내리자 도시는 갑자기 분주함으로 바뀐다. 무한정한 값싼 오일 덕에 수 많은 전등으로 도시는 방금 진한 화장을 끝낸 것처럼 반짝거린다.

낮잠을 끝낸 하얀색 차림의 뚱뚱한 아랍 남자와 검은 색으로 몸을 두른 여인이 늦은 저녁식사와 쇼핑, 그리고 잡담을 위해 화려한 고급 차를 몰고 시내로 나온다.

(조성환의 쿠웨이트 이야기) (2005.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