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 이야기

 

쿠웨이트의 로얄 패밀리

 

노쇠한 왕들이 통치하던 3개의 아랍국가들 중 제일 먼저 아랍에미레이트의 통치자였던 Sheikh Zayed가 86세의 나이로 작년 11월에 돌아가셨다. 사우디아라비아의 Fahd국왕이 84세의 나이로 오늘 (8월1일) 별세하였다. 쿠웨이트의 왕인 Sheikh Jaber는 77세로 언제 죽을 지 모르는 와병상태에 있다.

Sheikh Jaber 쿠웨이트 국왕 쿠웨이트 국왕인 Sheikh Jaber는 뇌출혈로 런던에서 치료한 적이 있어 사람을 잘 알아보지 못할 정도이며 지난 20년 동안 국왕으로서의 업무를 전혀 보지 못하였다. 최근 미국에서 치료를 끝내고 휴식을 위하여 스위스로 이동하였다. 아마도 미국에서 더 이상의 치료가 필요 없을 정도까지 간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국왕 승계권을 갖고 있는 Crown Prince인 Sheikh Saad의 병세는 더욱 심각하다. 1997년에는 결장내출혈 관련 수술이 영국에서 있었으며 지난 6월에는 혈액 문제로 왕립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다. 이 두 사람의 건강상태가 극도로 불안정함에 따라 향후 쿠웨이트의 정치동향에 대한 소문이 무성하다. 누가 새로운 통치자로 등장할 것인가? 사우디 왕의 죽음으로 쿠웨이트에서는 그간 금지되어 온 차기 국왕에 대한 논의가 점점 수면 위로 올라 올 것으로 예상된다.

18세기 초부터 오늘날의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이란 등지로부터 사람들이 이주하고 황무지를 개척하여, "KUT"라는 명칭의 정착 요새를 구축하였으며, 이로부터 쿠웨이트라는 이름이 유래되었다. 현지의 법과 질서를 담당하는 족장으로 이주민들 중 가장 지혜롭고 명망있는 사바 (Sabah)가문이 임명되었으며, 1756년 초대 사바 왕이 즉위하였다.

1900년대 제7대 국왕인 Sheikh Mubark Al-Sabah에 의해서 쿠웨이트를 세계에 알리고 현대적인 기초를 이룩하였으며, 쿠웨이트의 가장 위대한 왕으로 칭송받고 있다. 이때 이후로 쿠웨이트의 국왕과 Crown Prince는 Sheikh Mubark의 직계만이 승계할 수 있도록 헌법에 기록되었으며, 왕위는 Jaber왕가와 Salem왕가로 나누어 번갈아 계승하는 불문율이 현재까지 남아 있다.

현 국왕인 Sheikh Jaber는 1928년생으로 1977년 12월말에 그의 조카인 Sheikh Al-Salem국왕으로부터 13대 왕위를 이어받았다. 철저한 개인교습을 통하여 종교, 영어, 아랍어, 과학 등에 대한 교육을 받았으며, 1965년부터 왕위에 오르기 전까지 Crown Prince와 총리를 겸했다. 대중 앞에 얼굴을 보인지가 꽤 오래 된 국왕은 2001년에 뇌출혈이 있었으며, 수개월 동안 병원에 있었다. 2002년 영국에서 117일간의 입원치료를 끝내고 귀국하는 날, 쿠웨이트는 2일간의 공휴일이 공포되었으며, 전국민에게 용돈이 지급되고 길거리에는 대대적인 환영행사가 벌어졌다. 세계 제1의 부자 중의 하나인 Sheikh Jaber국왕은 그 부인이 항상 4명이나, 수십 차례의 이혼과 결혼을 통하여 결국 약 50명의 부인이 있다고 한다. 직계 자손들은 60명 이상이 되며, 작년에 이들에게 각각 약2백만불의 돈이 증여 되었다고 한다.

쿠웨이트 Crown Prince인 Sheikh Saad국왕을 승계할 수 있는 Crown Prince인 Sheikh Saad는 국왕의 조카로 1930년생, 나이가 75세이며 마찬가지로 결장문제로 오랫동안 병과 싸우고 있다. 12대 국왕의 장자로 태어났으며, 내무, 국방장관에 이어 1978년에 Crown Prince와 총리로 선임되었다.

현재의 국왕은 13대로 Jaber왕가 출신이다. 불문율 대로 하면 다음 국왕은 Salem왕가 출신이 되어야 하나, 왕위를 계승할 수 있는 Salem왕가의 Crown Prince역시 언제 죽을 지 모르는 상태에 있다.
국왕의 자리 더 나아가 Crown Prince의 자리, 그리고 총리의 자리까지도 비어 있다고 여겨지는 현 상황하에서 로얄 패밀리 멤버들 중 큰 야망을 갖고 있는 주요 인사들은 중요한 위치에 서기 위한 로비가 암암리에 움직이고 있다. 현 National Guard의 책임자와 부책임자, 내무부 장관, 외무부 장관, 국방부 장관, 에너지 장관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특히, 나이가 40에서 60세 사이의 차세대 젊은 로얄 패밀리 멤버들은 두 번 다시 오지 못할 기회를 대비하며 지원세력을 규합하고 있다.

Sheikh Sabah 쿠웨이트 총리만약에 Crown Prince가 먼저 죽으면 현재의 총리는 쉽게 Crown Prince가 되어 국왕이 서거하는 순간 왕위를 승계할 수 있으나, 국왕이 먼저 돌아가실 경우에는 Crown Prince가 아직 살아있어 문제는 복잡해진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든 현재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총리가 비록 Jaber왕가이나 14대 국왕이 되는데 아무런 이견이 없는 것처럼 보여진다.

쿠웨이트는 건국이래 지금까지 250년 동안, 사바 (Sabah) 패밀리가 통치하고 있지만, 쿠웨이트인들은 이들의 통치에 대해서 아무런 의문을 품고 있지 않다. 쿠웨이트 왕가가 사우디 왕가와는 다르게 합리적이며, 부패하지 않으며, 거만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우디 왕가는 국가재정으로부터 부정이득을 취하고 훔쳐가지만, 쿠웨이트 왕가는 국가재정에 전혀 손을 대지 않으며, 간섭도 하지 않는다. 사우디 왕가는 패밀리 멤버들이 멍청하더라도 정부 고위관료에 임명되지만, 쿠웨이트 왕가는 멤버들 중 가장 능력있는 자에 한해서 정부관료에 임명된다. 쿠웨이트 왕가는 자신들의 미래를 위하여 연간수입의 일부를 펀드에 투자하지만, 사우디 왕가는 불법으로 획득한 돈으로 펀드를 만들어 경쟁자들을 매수하고 잠재우는데 쓴다. 사우디 왕가는 현 상태로 40년이 지나면 빈털터리가 되지만, 쿠웨이트 왕가는 40년이 지나면 충분한 자본을 갖추게 되어 계속 번영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쿠웨이트 국왕의 승계에 대해서 정해진 규칙은 없다. 대신에 3,000여명의 로얄 패밀리 멤버들이 비밀리에 협의하여 국왕과 Crown Prince를 선정한다. 다음 국왕이 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후보는 당연히 현 국정을 이끌고 있는 Sheikh Sabah총리이나, 왕족회의에서 의외의 인물이 등장할 수도 있다. 쿠웨이트 왕의 권력이 무한할 정도로 막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왕족들은 왕이 되기 위한 치열한 싸움을 아마 오래 전부터 시작하였는지도 모른다. 서로가 아무도 모르게.

(조성환의 쿠웨이트 이야기) (2005.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