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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지일 원로목사

 

 

99 청년 "닳아질지언정 녹슬지 않겠다"

 

언젠가 오정현 사랑의교회 담임목사가 물었다. "목사님 백수(白壽) 건강의 비결 들려주세요." '100 청년' 방지일 영등포교회 원로목사는 웃으며 말했다. "건강 비결? '삼심'이죠. 열심히 심방 다니고, 심장이 감동 받게 하고, 심호흡하는 것이 전부요. 사는 거죠."

 

목사의 생활철학은 '닳아질지언정 녹슬지 않겠다' 신조다. 퍼내면 퍼낼수록 마르지 않고 솟아나는 샘물과 같은 이치다. 당장 몸을 아끼고 쉬면 편할지 몰라도 나중엔 () 막혀 온몸이 병들게 된다는 말이다. 사는 것은 함부로, 무턱대고 산다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 목사의 99 인생은 하루도 멈추지 않았다. 목사 안수를 받은 7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많은 스무 청년의 열정이 꿈틀댄다. 고향 북한과 다한 중국 선교, 타오르는 선교의 열정을 주체할 없기 때문이다.

 

◇ 장수 비결은 10분이면 3시간 충전 = 30 원로목사가 뒤부터 1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지냈다. 지금도 후배 목회자들과 세계 곳곳을 다니며 말씀을 전하고 격려한다. 올해도 미국과 폴란드에 다녀왔다. 이번 주에는 홍콩에 간다. 연세가 많이 드셨는데 어떻게 외국나들이를 잘할 있느냐고 했더니 "어떻게 가기는 어떻게 , 비행기 타고 가지"하고 핀잔을 준다. 잠은 하루에 34시간 잔다. 대신 깜박 잠을 즐긴다. 식사 10 졸면 3시간 정도 충전이 된다.

 

그가 사는 서울 발산동 노인아파트에는 새벽 2시가 되면 불이 켜진다. 따뜻한 물을 받아서 목욕을 하며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 이어 밤새 세계 각국에 있는 선교사들이 보내온 이메일을 열어보고 답장을 쓴다.

 

목사는 음식을 가리지 않지만 과식은 한다. 냉장고에는 양파와 , 멸치가 떨어지지 않는다. 냉면을 좋아하고 통닭 다리 2 정도는 너끈히 뜯는다. 그날 필요한 영양분을 섭취했다고 생각하면 끼로 만족한다.

 

월요일 오전의 목회자 성경공부도 계속된다. 벌써 51년째다. 박근용 김제건 신동혁 김권석 안문혁 고익종 목사를 비롯해 김삼환 목사 등도 제자다. 현재까지 다녀간 이들은 신학생부터 목회자까지 수천 명이 넘는다. 매주 목요일에는 평신도들에게 레위기를 강해한다. 1년에 6번은 2007 4월에 문을 경북 봉화에 있는 영수원에서 23일간 설교한다.

 

◇ 고난을 친구로 대하면 소망의 등불이 켜진다 = 머리카락만 백발(白髮)이지, 목소리는 카랑카랑하다. "속죄(贖罪)하고 성령(聖靈) 제대로 받아야지요. 예수님이 나를 지배하게 해야지, 내가 예수님을 지배하면 안돼요. 믿는다고 했으면 나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포기하고 투항해야지 자꾸 자신의 주관과 의견을 고집하는지 모르겠어요."

 

목회자들에게 '바른 목회자상' 잊지 말기를 당부한다. 낮은 목소리는 어느새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변한다. "기도는 죄를 찾는 현미경과 같아요. 내가 끼고 있는 돋보기는 5, 10배를 확대하지만 현미경은 100, 1000배를 들여다볼 있지요. 세상의 모든 죄를 찾아내 회개하고 용서를 구해야 해요." 고난을 대하는 법도 알려준다. 친구처럼 대하라고. 사람은 단련을 받을수록 강해지고 성경대로 고난의 십자가를 메고 가면 세상에 두려울 것이 없다고 강조한다. "로마서 5장에 우리가 환난 가운데 즐거워하고 기뻐한다고 했어요. 환난을 당할 참고 견디는 사람들과 민족에게 소망의 등불이 켜져요."

 

◇ 다음달 9 한국선교역사기념관서 기념 전시회 = 다음달 13(음력 521)이면 99 생일을 맞는다. 그러나 정작 목사에게 생일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잊은 지도 오래다. 그래서 영등포교회와 주변에서는 쉬쉬한다. 생일을 챙기면 손사래를 치기 때문이다. 대신 인천 갈산동 한국선교역사기념관에서 다음달 9일부터 기획전시에 들어간다.

 

전시회에는 중국에서 쓰던 70 로빈슨 피아노와 책장, 두루마기, 주보(193536 주보), 겨자씨(1931 계간지) 원본, 태극기 목사와 평생을 함께해온 소중한 물건들이 전시된다. 이날 전시회에 맞춰 방지일목사기념사업회(회장 김삼환 목사) 사단법인 설립 감사예배도 드릴 예정이다. 미국에 사는 아들 선주씨와 손자 수호씨 가족이 참여할 예정이다. 목사의 일정을 관리하는 영등포교회 이혜원 권사는 "목사님은 생신의 생자도 꺼내지 못하게 하시는 분이라 걱정된다" 울상이다.

 

<국민일보 · 윤중식 기자 · 2009. 5.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