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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지일 원로목사

 

 

가죽 안의 죄를 죽여라

 

영혼을 울린 구절 - 방지일 영등포교회 원로목사

 

 
 
 
 

방지일 목사 : 1911 평안북도 선천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평양 대부흥으로 유명한 평양의 장대현교회에서 전도사로 시무하며 길선주 목사와 동역했다. 37 평양 장로회신학교를 졸업한 중국으로 건너가 선교사로 21년간 일했다. 57 귀국한 79년까지 영등포교회 담임목사를 맡았고, 예장통합 총회장과 대한성서공회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없는 열정으로 ‘100 청년 목사 불린다.

"내 가죽이 썩은 뒤에도 내가 육체 밖에서 하나님을 보리라" (구약성서 욥기 19장 26절)

 

개신교계 원로 중 원로인 방지일(99ㆍ영등포교회 원로) 목사는 구약성경의 욥기 19장 26절을 가슴에 꽂고 사는 한 구절로 꼽았다. 한국 교회의 살아 있는 역사인 방 목사는 이 구절은 인간의 세 가지 변화를 모두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00세를 한 해 앞둔 그에게 그 세 가지를 물었다. 방 목사는 깊고 뚜렷한 목소리로 영적인 답을 던졌다.

 

- 첫 번째 변화는 뭔가.

인간은 자신의 가죽 안에서 산다. 거기선 물리적 변화가 일어난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 투전(도박)을 즐기던 이가 있었다. 그가 교회에 간증을 하러 나왔다. 이 손으로 술을 먹고, 이 손으로 도박을 했다며 가슴에 숨겨둔 칼을 꺼내 손을 찍었다. 그게 물리적 변화다. 그런데 손이 낫기도 전에 다시 술을 마시더라. 그런 물리적 변화로는 하나님을 볼 수가 없다.

 

- 두 번째 변화는.

화학적 변화다. 그게 뭔가. 내 가죽, 내 육신이 썩는 것이다. 그게 화학적 변화다. 1950년대 중국 공산 치하에서 9년간 있었다. 계속 체류하기 위해 마오쩌 둥에게 편지까지 썼으나 결국 57년 홍콩으로 추방당했다. 간혹 사람들이 묻는다. 순교할 각오였냐고. 그건 정말 모르고 하는 소리다. 순교는 편안할 때나 하는 얘기다. 막다른 골목까지 몰리면 사는 대로 사는 거다. 단순히 목숨을 잃는 화학적 변화로는 하나님을 만날 수가 없다.

 

- 그럼 뭘로 하나님을 만나나.

영적인 변화다. 오직 영적인 변화만이 하나님을 만나게 한다. 예수는 우리처럼 육체로 살았지만 그는 영체다.

 

- 영적인 변화란 뭘 말하나.

자동차 운전할 때를 보라. 벤츠든, 낡은 차든 운전하는 사람의 뜻에 따라 움직인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하나님의 영이 운전하는 대로 갈 때 비로소 우리는 하나님의 사람이 된다. 사도 바울은 그걸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그리스도가 산다고 표현했다.
방 목사는 이날도 포항 한동대에서 강연을 하고 서울로 막 올라온 참이었다. 99세의 나이에도 그의 생활은 활기차고 바빴다. 그는 이북 억양의 사투리로 말했다.
오늘도 사람들이 나보고 제일이라고 하더라. 내가 물었지. 제일이가? 뭐가 제일이가? 나이 많다고 제일이가? 그런 건 제일이 아니야.

 

- 그럼 무엇이 제일인가.

그런 건 가죽 안에서의 나의 영광일 뿐이지. 예수께서는 나를 따르는 자는 자기를 버리고, 십자가를 지라고 했다. 결국 내 안의 영광, 내 안의 죄를 구석구석 찾아서 버려야 한다.

 

- 그게 내 가죽이 썩는 것의 또 다른 의미인가.

그렇다. 죽어야 산다는 말이다. 예수는 사실 부활이다. 죽었다 살아난 것이 예수다. 죄가 죽어야 생명이 사는 거다. 죄가 살아 있으면 생명이 죽는 거다. 성경에도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 하나님을 볼 것이요라고 했다. 가 제로가 돼야 한다. 나가 없어져야 하나님을 본다는 거다.

 

- 자기를 버리고 십자가를 지라고 했다.

   십자가를 지라는 건.

남을 위해 살라는 거다. 저기 현판을 보라.

거실 벽에는 格山德海(격산덕해)라고 쓴 현판이 걸려 있었다. 방 목사는 인격이 산 같고, 덕이 바다 같은 거다. 그렇게 살라는 거다. 그런데 사람은 육신이 있으니 쉽지 않다. 그래서 끊임없이 나의 죄를 찾고, 회개를 하는 거다. 그건 끝이 없다. 예수님 오시는 날까지 죄를 찾으며 사는 거다.

 

-언제부터 이 구절을 가슴에 새겼나.

오래됐다. 40년 전에 어떤 사람이 내게 이 구절을 서예로 써 준 적이 있다. 그러니 40년 더 전에 이 구절을 가슴에 담았던 거다. 다시 말하지만 내가 제로가 돼야 한다. 그래야 하나님을 보게 된다. 내 가죽이 썩은 뒤에도 내가 육체 밖에서 하나님을 보게 된다.

 

백성호 기자